진료와 유데모니아의 변증법

시론
박창진 원장 2019-10-29 09:20:54

인간에게 있어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행복하게 사는 것” 다들 그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전적 체계에서부터 행복(Eudaemonia)은 궁극의 목적이었습니다. 행복은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시험을 잘 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었거나 혹은 무언가 사고 싶었던 것을 산 것과 같은 일들에서 느끼는 일시적인 감정이 기쁨, 즐거움일 것입니다.


이러한 즐거운 일이 매일매일 반복된다면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쁨과 즐거움을 계속 느끼려면 즐거움을 야기하는 자극이 더욱 커져야 합니다. 저희 이전 세대는 대부분 신혼을 소위 단칸방에서 시작하였습니다. 해외여행은 꿈이었고, 중년이 지나서야 처음 해외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많은 수의 젊은 세대가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차가 있으며 주말을 즐깁니다. 그런데 왜 예전보다 더 사는 것이 힘들고 우울한 것일까요? 무언가 지속적으로 부족한 것 같은 공허함과 불만, 불안을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순간의 기쁨과 즐거움은 행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성공을 하면 행복할까요? 선생님들의 주변은 어떤가요? 다들 비슷해 보이지 않나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인생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심리학이나 철학에서 행복에 대한 정의는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입니다. 안녕이란 평안하다는 의미인데, 즐거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특별한 사건이 없는 편안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성공이 아닌 삶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삶의 의미 또는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대감’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가끔 선배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신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환자 보는 것이 지겨워죽겠다. 충분히 돈을 벌면 그만두고 싶다.’ 아침에 출근을 하고 진료를 시작합니다. 저녁이 되어 퇴근을 하고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합니다. 이렇게 보내는 치과의사로서의 하루하루 삶의 목적은 그리고 의미는 무엇일까요? ‘함께 일하는 직원이 혹은 그 가족이 잘 살고 있는지 어디가 아픈지, 이 여자환자는 어디서 살고, 또 지난 번에 치과에 왔을 때 나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이 사춘기의 학생환자는 이번에 시험을 잘 봤는지, 어느 대학에 갔는지’ 나와 연관된 사람들에 대해 알지 못하고 혹은 알고 싶지 않은 채로 살아가고 있다면 그 것은 유대감이 없는 삶으로 삶의 의미 중 가장 큰 부분이 채워지지 않은 공허한 삶이며 행복하지 않은 삶입니다.


왜 진료를 하시나요? 좀 가식적인 것 같지만 대다수의 의료인은 아픈 환자를 도와주기 위해서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부모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 아이를 잘 키우는 거에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이며 삶의 원동력입니다.


즐거움은 왔다 가고 행복감 역시 그러합니다. 삶의 의미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켜 다른 사람을 돕는 것, 그리고 그 사람들과 유대감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지금 진료실에 곁에 서있는 직원을, 그리고 나의 환자들을 바라 보십시오. 그들이 내 삶의 행복의 열쇠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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