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병원 내 치과의사의 역할

릴레이 수필 2378번째
김주식 교수 2020-01-07 12:00:27

2012년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구강내과 펠로우와 2014년 국립중앙의료원 치과 펠로우를 마치고 5년간 개원가에서 일반 진료 봉직의로 있었다. 그 후 2019년 7월부터 서울대학교 병원(본원) 치과에서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하게 되었다. 6개월이 지나고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그동안 느낀 부분에 대해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구강이 불편하면 식사가 어렵고 식사가 어려우면 환자의 영양상태가 불량해져 질병의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당장 구강으로 식사가 어려운 경우 완전비경구영양(total parenteral nutrition)으로 일시적인 영양공급을 할 수는 있으나 구강 식사를 완전 대체하기 어렵고 감염의 위험도 있다.


따라서 의과병원 내 치과의사는 적극적으로 환자의 구강 불편감을 일시적으로라도 해결해 주어 입원기간 중 질병의 치료를 돕고 퇴원 후 적절한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해야 한다.


내가 보는 환자분들 중에는 항암 및 장기 이식으로 면역이 떨어져 당장 침습적인 치과치료를 받을 수 없고 이동도 제한되는 분들이 많다. 그러한 분들을 왕진으로 보면 구강캔디다증이나 구강헤르페스 감염으로 약물 조절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기존 치주염이 심해져 항생제 용액으로 치주낭 소독을 해 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도 많다.


아울러 철저한 잇솔질 교육을 진료 때마다 시행하고 있으며 치과병원 구강위생용품 전시실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구강위생용품의 추천도 드리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치과적 문제로 위급한 상황도 있다. 치아가 원인이 되어 패혈증 또는 뇌농양이 일어나는 경우 원인치 감별을 하여 증상조절 후 발치를 한 경우도 있었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치아가 많이 흔들려 흡인이 우려되는 경우는 왕진으로 발치 필요 여부를 결정해 주고 응급발치를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 환자분의 기저질환을 잘 파악해 발치에 따른 위험을 주치의와 잘 상의하고 진행하고 있다.


또한 치과적 감별 진단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턱관절 장애와 연관되어 발생하는 이명, 류마티스 질환, 치통과 삼차신경통의 감별진단, 약물로 인한 구강건조증 때문에 발생한 시린이의 진단 등이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 신생아의 신생치 및 치은낭의 진단, 정신과에서 전기치료 전 구강검진, 장기이식이나 항암전 구강검진, 장기 입원 환자의 구강 및 틀니 관리 방법 지도 등도 자주 시행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각 과나 지역의 치과대학병원 또는 개인치과로 적절히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의과병원 근무 이후 가장 힘든 기억은 내가 진료했던 분들이 퇴원처리 되어 기쁜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했는데, 사망으로 인한 퇴원이었던 경우가 많아 그 분들의 존엄한 죽음 앞에서 나는 과연 마땅히 할 일을 다 했는가라는 자책감이 들 때였다.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분들 중에는 성공확률 10%를 붙들고 골수 이식을 하고 이식된 골수가 생착을 하지 못해 기대여명이 2개월밖에 안 남은 경우도 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이라면 마지막 여생을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구강건강 관련된 부분만 도와드리면 되겠지만 영혼과 내세의 존재를 확신하는 나로서는 그 분들의 영혼이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환자분들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 더 기도하며 헌신하고자 한다. 그간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들과 특별히 함께 일하고 계신 양슬기 치과위생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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