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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홍섭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2020-02-04 09:22:09

▲ 고홍섭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국가 주도의 치의학 연구기관’을 설립하기 위한 치의학계의 갈망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과 토론하여 보면 한의학계의 ‘한국한의학연구원’ 설립과정에 대한 뒷이야기가 항상 나온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1994년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한의학연구소’로 개소하여 1997년 연구원으로 승격되었고 현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로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하고 있다. 산하에 연구 및 기획 관련 부서 이외에도 ‘한의기술표준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한의기술응용센터(대구)’와 ‘한약자원연구센터(전남 나주)’를 두고 있으며 직원은 약 280명 정도이고 이중 책임급 연구원만 약 100명 정도이니 국립 연구기관 설립을 갈망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매우 부러운 지경이다.


우리 치의학계에서도 ‘국립 치의학 연구기관’의 설립을 위한 토론과 어느 정도의 밑그림 작업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 진 바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전문지에 실린 기사를 보면 전체 치과계의 일치된 노력과는 별도로 지역별로 ‘국립 치의학 연구기관’ 설립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에 관한 기사도 종종 읽을 수가 있다. 이와 함께 치의학 연구기관 설립을 위한 노력이 시작될 즈음에는 산업화보다는 기초 원천기술 및 중개연구 측면에서 그림이 그려진 바 있으나 최근의 기사에서는 산업화 측면의 부각이 두드러진다.


물론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과정이니 어떠한 형태이든 설립 자체가 중요하겠으나 설립을 위한 치과계의 노력이 하나가 될 필요가 있고 우리가 지향하는 연구기관의 성격과 발전 방향에 대한 재논의를 통하여 컨센서스를 구축하는 과정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즉, 우리 내부의 의지와 역량, 그리고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거울에 비추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 내부의 준비가 아무리 단단하다 하더라도 정책입안자들을 설득하여 ‘국립 치의학 연구기관’의 설립을 달성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거울이 아니라 창(窓)을 통해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창(窓)을 통하여 한의학계가 이루어 낸 과정을 우리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반추해보며, 거꾸로 그 창(窓)을 통하여 사회가 우리 치의학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 치의학계 내부의 변화 보다 주변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


‘국립 치의학 연구기관’의 설립을 요구할 때 마다 치의학의 발전을 통하여 ‘국민의 건강수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지’, ‘국부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인류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쉬운 말’이 아니라 ‘땀이 있는 결과와 업적’으로 답을 원하고 있다. 답할 수 있어야 하며 답을 하려면 다시 거울이 필요하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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