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의 사회적 역할, 소셜랩

시론
고홍섭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2020-05-19 09:18:26

▲ 고홍섭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

학회의 본업은 학술활동을 통한 해당 학문의 발전이다. 치과계에도 치의학회 산하에 30여 개 이상의 인준 학회가 있고, 인준을 준비 중인 학회도 있으며 학회로의 발전을 준비 중인 연구회도 다수 있다.


학회는 학술대회와 학회지 발간으로 대표되는 학술활동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며 해당 학문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서 외부의 자문에 응하고 관련 산업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며 관련 해외 학회와 교류의 통로가 된다.


즉, 학회는 이와 같은 학술 활동을 통해 이미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실천성을 강조한 의미의 “사회적 가치 혹은 사회 공헌”의 측면에서 학회의 역할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사회는 시민단체만이 아닌 기업이나 대학도 그 본연의 역할을 넘어선 사회 공헌의 역할을 당연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을 홍보의 차원을 넘어선 본연의 역할을 확대, 발전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대학에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통해 전공지식 구현과정을 교육할 뿐만 아니라 남을 섬기고 협력하는 리더십을 교육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고령사회 및 초고령 사회의 대비를 위해 최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 사업”에 학회와 지역사회 치과의사회의 역할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커뮤니티 케어”란 “지역사회 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으로 기존의 요양병원으로 대표되는 시설 중심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주거, 요양/돌봄, 보건의료를 총괄하는 통합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18년에 계획을 수립하여 2019년도부터 전국 지자체 8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치의학계에서는 “커뮤니티 케어 사업”에 고령자의 구강건강 향상을 위한 구강위생관리, 저작기능의 유지를 위한 노력, 악구강 근육 운동 및 재활, 연하장애의 예방을 목표로 참여하고 있으나 시범사업 프로그램의 체계화 부족, 참여 치과의사의 부족, 사업단에서의 치과의료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령자의 구강위생 불량으로 인한 폐렴 증가, 장기적인 저작기능의 감퇴로 인한 영양감소와 이로 인한 근감소증 및 운동기능저하로 이어지는 일련의 노쇠과정 및 최근의 구강건강과 인지기능 사이의 연구결과를 고려해 보면 매우 애석한 일이다.


학회가 세미나실에서 머무르지 않고 이러한 “지식기반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성과는 그 결을 달리한다. 이는 학술활동을 통해 얻은 학문적 성과를 지역사회에서 구현하는 사회공헌의 실험실인 “소셜랩”을 운영하는 것이다.


학회는 대학에 봉직하는 인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진료활동을 수행하는 다수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지역사회 치과의사회와의 연계에 매우 유리하고 해당 지역사회에 맞게 “적정 수준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의료기기 등 치과진료를 위한 자원의 공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여기에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이 병합 운영된다면 섬기는 리더십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치과의사의 위상하락과 치과대학의 등수하락을 고민한다면 본질과 존재의 가치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집중해 볼 일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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