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시덱스

특별기고
현종오 치협 홍보이사 2020-06-29 14:45:31

▲ 현종오 치협 홍보이사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위나라에 악양이라는 인재가 있었는데 왕은 악양에게 골칫거리 이웃 나라인 중산국을 토벌할 것을 명령하였다. 그러자 신하들이 반대하기를 중산국에 악양의 아들이 벼슬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악양이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악양은 거침없이 적군을 격파하였고 수도를 포위하였다.


그러자 아들인 악서가 나와 한 달만 시간을 달라고 빌었다. 악양은 한 달 동안 공격을 멈췄다. 한 달이 되자 다시 아들이 한 달을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악양은 또다시 한 달을 기다렸다. 그러자 내외부적으로 수많은 반대의 목소리가 생겼다.


다시 한 달이 지나자 또 아들은 한 달을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도 악양이 허락하자 장수들조차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악양은 다시 한 달이 지나서 아들이 또 한 달을 기다려달라니 크게 꾸짖으며 너부터 죽이겠다고 외쳤다.


이 말을 듣고 중산국은 스스로 성문을 열어 항복했고 위군은 무혈입성했다. 악양은 그제서야 장수들에게 희생 없이 승리하기 위해 세 달을 기다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개선해서 귀국하자 위왕은 큰 잔치를 베풀었다 술에 취하고 계속해서 칭찬을 들은 악양은 자못 거만해져서 큰소리로 자신의 공을 떠들었다. 그러자 왕은 악양에게 큰 상자를 내렸다 그대에게 주는 상이니 꼭 집에 가서 열어보라는 말과 함께. 잔뜩 기대에 부푼 악양이 집에 가서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악양을 비방하거나 파면하라는 상소가 가득 들어 있었다. 크게 놀란 악양은 곧바로 잘못을 뉘우치고 후로는 공을 자랑하지 않았다.


많은 논란을 빚었던 시덱스가 무사히 끝났다. 일단 무사히 넘어간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여러모로 고생하였던 시덱스 관계자들에게도 위로와 감사를 보내는 바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코로나 상황으로 중단의 압박이 거세졌었다. 혹자는 다른 행사는 놔두고 왜 시덱스만 문제 삼았는지 반발하지만 그건 당연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의료인이기 때문이다. 매일 수많은 환자들을 대하고 진료현장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인이기 때문이다. 어찌 일반국민들과 의료인들을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겠는가. 그 건은 더 이상 논할 필요도 없다.
시덱스가 진행되는 동안 치협의 고심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의 압박, 급격히 악화되는 국민여론뿐 아니라 치과의사들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컸다. 치과의사의 대국민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은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만약 확진자라도 나왔다가는 이미지 개선사업은 거의 반강제로 포기할 뻔했다.


행사기간 내내 협회는 직원들을 보내 현장을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현장보고를 받았다. 주말 내내 임원들은 긴장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행사가 끝나고도 2주 동안 협회 역시 유관기관들과 언론의 동향을 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시덱스가 행사의 성공과는 별개로 남긴 부정적인 결과는 첫째로 우리는 일단 보건복지부와 정부의 자제권고를 무릅쓰고 강행한 것에 대한 부담을 떠안았다. 두 번째로 국민들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었다. 세 번째로 치과계 내외부적으로 큰 갈등을 겪었다. 원인은 논란이 있더라도 냉정한 현실의 결과로는 이렇다. 시덱스 역시 강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니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협회는 시덱스라는 행사와 참가한 4000여 명의 치과의사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다른 수많은 지부, 학회 그리고 3만 전체 치과의사들을 대변하고 보호해야 하는 곳이다. 생각하기도 끔찍하지만 만일 한 명이라도 문제가 발생했을 시 그 피해는 시덱스와 참가한 인원뿐 아니라 치과계 전체가 매도당하고 참가하지 않은 대부분의 치과의사들까지 모두 함께 피해를 입게 되었을 것이다. 방역에 최선을 다한 것은 수고하셨지만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이 상황에서는 잘했어도 꼭 해야 했나라는 여론이 생기고 문제가 생겼으면 더욱 참담한 여론이 생겼을 것이다. 막말로 밑져야 본전이 아닌 잘해야 본전도 못 찾은 상황인 것이다.


시덱스 관계자들과 참가자들은 치과계를 보호하기 위한 협회의 행동이 실망스럽고 섭섭할지 몰라도 협회의 입장은 대국적인 차원에서 불가피한 것이고 당연한 것이었다.


지난 한 달간 온 치과계가 걱정하고 갈등을 겪었으면 이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유감과 남은 과제를 풀어가는 게 올바른 행동이 아닐까 한다. 시덱스 이후 기관지에 자화자찬 및 협회에 대한 비방글 10여 개를 끊임없이 기고하고 협회에 대한 서운함만 성토하는 모습은 자제하길 바란다. 잘되면 본인들의 공이라 하겠지만 잘못되면 본인들이 책임지겠는가 아니면 협회가 책임지겠는가 생각해주길 바란다. 시덱스를 무사하게 치른 공로 뒤에는 반대했어도 모든 부담을 오롯이 감수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던 숨은 뒷받침이 있었다.


이제 무사히 끝난 일이다. 협회는 회원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일이 무척 많고 집행부는 모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고민하며 일하고 있다. 더 이상 지난 일은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시덱스 관계자분들은 이제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들을 현명하게 해결하시어 다음엔 더 훌륭한 시덱스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란다. 협회도 역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진정한 상생의 길일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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