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에 대하여

특별기고
장은식 제주특별자치도치과의사회 회장 2020-11-25 14:40:57

▲ 장은식 제주특별자치도치과의사회 회장

처음 내가 이 주제를 접한 것은 ‘대한치과의사협회 31대 집행부’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행사’를 하겠다고 언급한 다음부터이다. 창립 100주년이면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일제시대에 창립이 되었단 말인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내용을 들어보니 1981년 경주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고 한다. 1921년 일본인들이 구성하고 일본인이 회장으로 선출된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을 창립일로 삼았다는 것이다. 2010년 ‘대한치과의사협회사’를 창간하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은 1925년 조선인들로만 구성된 ‘한성치과의사회’ 창립을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선인 최초 치과의사인 함석태 선생님이 회장이고 조선인들로 구성되었으니 민족사적 의미도 크고 그에 대한 업적도 기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말도 일리가 있다. 또 다른 주장은 해방이후인 1945년 12월 ‘조선치과의사회’ 창립일을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대한민국의 치과의사들이 모여서 만든 법정단체다. 이 단체가 대한민국이 아닌 일제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한성치과의사회의 정신을 계승한다’거나 ‘기원으로 삼는다’ 등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문구는 가능할지 모르나, 창립일을 일제강점기로 하는 것은 곤란하다. 일제시대의 치과의사들을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함석태 선생을 ‘대한치과의사협회 초대회장’이라고 불러도 되는가? 이순신 장군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사’이지 ‘대한민국 해군참모총장’ 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1981년 대의원총회 당시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을 일제시대로 하는 것이 타당했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역사가 길어야 좋다고 하는 생각도 인정이 된다. 그러나 2020년 현재,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창립일을 일제시대부터라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가 없다. 1945년 해방이후부터 75년이나 된다. 역사가 짧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길고, 치과의사들의 역량도 많이 커졌다. 40년만에 역사재정립을 하자. 번거럽고 힘들다고 책임을 회피하면 후배치과의사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결론을 말하겠다.


첫째,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일제시대인 1921년 창립되었다는 것은 수정해야 한다.
둘째,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 등 일제강점기에 훌륭한 선배치과의사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업적을 기리고 필요하다면 기념행사라도 해야 한다.
셋째,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일은 대한민국 건국이나 그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해방이후로 결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2020년은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75주년이다.
넷째, 2021년에 기념행사를 한다면 ‘근대치의학 100주년’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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